진정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주식가격의 투자적 성격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 주식이 다른 투자자의 탐욕과 공포에 의해 엉터리로 평가될 때 그것을 이용해야 합니다. 최소한 그들의 의견에 휘둘려서는 안됩니다. 그래함 교수는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평가된 가격 이상의 주가는 상장되기 위한 요금 정도로 생각하라고 조언합니다. 철저하게 장부 가치와 영업 성적에 기반해서 투자를 하고 시장이 이를 적절하게 평가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과하게 평가할 때 이를 이용하면 됩니다.
워렌 버핏벤자민 그래함 교수는 주식 시장의 이런 특성을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Mr.Market"이라는 비유를 들었습니다. 주식 투자를 "미스터 마켓"이라는 친구와 함께 손잡고 사업을 하는 것으로 상상해 보세요. 그런데 "미스터 마켓"은 정서가 불안합니다. 조울증 환자입니다. 어느 날은 극단적인 낙관론에 휩싸여서 모든 것을 밝게 전망하다가 어느 날은 최악의 비관론자가 되어서 내일은 없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주식 투자를 한다는 것은 이런 미스터 마켓과 동업을 하는 것입니다. 비즈니스는 늘 그대로 진행되고 있는데 어느 날 미스터 마켓은 극단적으로 활기에 넘칩니다. 그는 사업이 한없이 잘 될 것으로 낙관하기 때문에 아무리 높은 가격을 불러도 지분을 내놓지 않습니다. 또 매우 비싼 값에 내 지분을 사겠다고 덤빕니다. 반대로 미스터 마켓이 우울한 모드에 접어들면 그는 모든 것을 비관합니다. 갖고 있는 모든 지분을 헐값에 팔아 버리려 합니다. 내일은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을 내던지려고 합니다.
이런 미스터 마켓과 동업을 한다면 언제 지분을 사고 언제 지분을 팔아야 할까요? 그가 모든 것을 낙관하며 탐욕에 불타오를 때 그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가 터무니없이 비관하고 있을 때 헐값에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또 다시 낙관론에 휩싸여 비싼 값을 주며 지분을 되사고자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당수의 주식투자자는 반대로 행동합니다. 미스터 마켓이 의기양양하며 모든 것을 긍정할 때 주식시장에 달려들며, 그가 풀이 죽어있으면 주식시장을 외면합니다.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왜 앞으로 큰 이익을 줄 좋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는 거들떠 보지 않다가 자기에게 별로 이익을 못 줄 때는 그렇게 안달을 할까요? 주가가 대폭락을 하고 암담한 전망이 시장 전체를 짓누를 때를 생각해 보세요. 아무도 주식 '따위는' 거들떠 보지 않습니다. 반면에 주가가 급등하고 너도나도 주식을 한다고 달려들면 하루라도 빨리 주식을 사지 못 해서 안절부절합니다.
버핏의 표현에 따르면, "You pay a very high price in the stock market for a cheery consensus."입니다. 모두 다 기분 좋게 미래를 긍정하는 것을 사기 위해 비싼 값을 치루는 것입니다. 좋은 시장 컨센서스를 사기 위해 매우 비싸게 구입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사업체에 대해 분석이 끝났다면, 즉 어느 정도가 구입할 만한 가격이라는 분석이 되어있다면 암울한 시장이야말로 원하던 주식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것은 너무도 명쾌한 이야기이고 쉬운 이야기지만 자기 재산이 걸리고 나면 정말로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예컨데 적정가가 1만 원으로 생각되는데 현재 주가가 5천 원인 주식을 1억 원어치 구입했습니다. 그 회사의 주가가 5천 원에서 3천 원으로 떨어져서 평가액이 6천만 원이 되었을 때도 '좋은 기회군..'이라며 더 구입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대개 이걸 던져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안절부절합니다. 투자자가 된다는 것은 그런 감정적인, 기질적인 부분을 극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이 주식 투자자와 주식 투기자를 구분짓는 요소입니다. 처음부터, 구입할 당시보다 주가가 더 떨어졌을 때도 '물타기'가 아닌 강한 확신을 갖고 더 구입을 할 수 있을 정도인 회사를 구입해야 합니다. 그 정도의 가치평가가 된 다음에 지분을 사는 것입니다.
버핏은 이상할 정도로 시장 흐름에 무심했습니다. 그가 워싱턴 포스트지에 투자를 할 때 주당 27달러에 구입을 했습니다. 몇 달 뒤 주가는 23달러로 떨어졌습니다. 버핏은 처음 구입한 것의 3배를 더 사들였습니다. 가격이 계속 더 떨어져서 20달러선까지 이르자 버핏은 그 때까지 구입한 양의 2배를 더 사들였습니다.[3] 이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고, 자신의 평가에 확신이 없다면 또한 심리적으로 굳건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철저하게 비즈니스의 특성에 기반해서 투자를 하기 때문에 폭락이 주식 구입의 절호의 기회입니다. 버핏이 당시 줏어 담듯 사 들인 워싱턴포스트 지분은 결국 15,000%가 넘는 수익율을 기록하게 됩니다. 1,500%가 아닙니다. 15,000%입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Daniel Kahneman, Amos Tversky 씨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똑같은 크기의 돈이라도 그것을 얻을 때보다 잃을 때 두 배로 강렬하게 받아 들인다고 합니다. 천만 원을 벌 때의 기쁨과 천만 원을 잃었을 때의 고통을 비교하면 후자 쪽이 두 배나 더 큰 폭의 고통을 줍니다. 또한, 투자자의 상당수가 오로지 다른 사람들이 그 주식을 어떻게 생각한다는 점에만 의거해서 투자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투자가가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고 가격이 폭락하면 거의 공황상태가 됩니다. 그런 점들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처음 투자할 때부터 그 회사가 어느 정도의 가격이면 적정하다는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근거해서 설정된 가치가 아닌, 비즈니스의 실제 성적을 기반으로 분석해서 가치를 매기고 있어야 바깥의 의견에 휩쓸리지 않고, 나아가 그들의 감정적 격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3] Roger Lowenstein. "Return of the native." Buffett: The making of an American capitalist, Random House, Inc., 1995. p.152.
note) Post shares had split four-for-one.
이런 기질적인 부분, 심리적인 부분을 갖추는 것이 주식 투자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버핏의 스승인 벤 그래함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역사상 최고의 천재로 손꼽히는 뉴튼도 당대에 주식투자에 나섰다가 커다란 손실을 기록하고 그 앞에서 주식 얘기를 전혀 못 꺼내게 했습니다. 똑똑함이 투자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 뉴튼 같은 인물이 투자에 실패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이 팔기 때문에 두려워서 판다는 식으로 해서는 레밍이 될 뿐 진정한 투자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 심리적인 부분을 마스터하는 것이 투자 성공을 좌우합니다.
버핏에게는 일반적인 의미의 주식 시장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As far as I am concerned," he says, "the stock market doesn't exist. It is there only as a reference to see if anybody is offering to do anything foolish."
버핏에게 주식시장은 누가 또 어떤 바보 같은 제안을 하는가를 들여다보는 정도의 의미만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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