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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사회

노무현 대통령 8주기 영상...문재인 대통령, 임채정 전 국회의장, 노건호 추도사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영상제공=노무현재단)



임채정 전 국회의장의 8주기 공식 추도사 전문

 

부활, 그리고 새로운 시작

 

8년이 지났습니다. 생각하면 지난 8년의 5월은 항상 어둡고 무거웠습니다그러나 오늘 봉하의 5월은 이토록 밝게 빛납니다당신이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아니, 당신은 지금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대통령님민주주의가 부활하는 모습이 보이십니까지역주의의 강고한 벽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당신께서 그토록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친구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습니다깨어있는 시민의 단합된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습니다정의가 승리하고, 나라가 나라답게 바로 서는 새역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사람 사는 세상이 오는 소리가 들리십니까대통령이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를 지시했습니다비정규직 공공부문 제로시대를 선언했습니다임을 위한 행진곡이 다시 5.18묘역에 울려 퍼졌습니다굴절되고 왜곡된 역사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잘 될 것 같은 기대와 기운이 용솟음치고 있습니다참으로 오랜만에 국민 여러분 얼굴이 미소를 되찾았습니다. 당신이 걸어온 길,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구시대 막차가 밀어줘서 새시대 첫차가 출발합니다바보 노무현의 부산행이 지역주의 망령을 걷어내는 출발점이었습니다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당신의 올곧음이 이게 나라냐고 외치는 함성이 됐습니다그래서 광화문의 천만 촛불 바다에는 항상 당신의 얼굴이 일렁였습니다당신이 뿌린 씨앗이 거둔 열매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지난 10년간 민주주의 후퇴에 맞선 우리 국민 모두의 진통과 산고의 결과이자 노무현 정신의 승리입니다오늘 같은 날 당신이 계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임기를 마치고 봉하에 내려온 날, “, 기분 좋다고 하시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이제 잊을 법도 한데, 우리는 여전히 당신이 그립습니다잊은 줄 알았는데 여전히 보고 습니다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게 마련인데, 어찌하여 날이 갈수록 당신을 이야기 하는 사람이 더 많아집니다.

 

당신은 자신에겐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한 사람이었습니다당신은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하는 사람이었습니다당신은 세상을 사랑하고 불의에 대해 분노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늘 약자 편이었습니다당신은 사람 냄새 나는 사람이었습니다당신은 사람다운 사람이었습니다정의가 승리하고 불의가 패배하는 증거를 보고 싶어 했던 그 사람 착한 사람이 이긴다는 믿음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었던 바로 그 사람이 우리 마음속에 사무칩니다.

 

불의 앞에 버럭하던 불같은 성정, 한없이 여린 눈물을 보고 싶습니다싱거운 농담도 듣고 싶습니다흥얼거리는 콧노래 소리도 다시 듣고 싶습니다그립습니다.

 

슬퍼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그리하겠습니다더 이상 슬퍼하지 않으려고 합니다이제 기쁨으로 웃으려고 합니다여사님과 유족 여러분도 이제 슬픔을 거두시기 바랍니다활짝 웃으시기 바랍니다대통령께서 웃고 계십니다이제 고마 쎄리 웃어라고 말씀하십니다.

 

대통령님도 이제 마음 편히 사시기 바랍니다거기서는 모난돌 되지 마십시오바위에 계란치기 그만하십시오거드름도 피우세요술도 드십시오.

 

2017523

 

임채정 드림

 

 

게시일: 2017. 5. 22.

'문재인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인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