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 화요일.
여행 둘째 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새벽녘 밝아오는 파리의 하늘과 도시 풍경을 창 너머로 지켜봤다. 꼭대기 층을 예약한 건 잘한 일이다. 1층에 내려가 스텝이 건강에 좋다고 강조하는 시리얼과 과일 위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했다. 식사는 여행객들로 새벽까지 떠들썩하던 술집(바)에 차려졌다.
호스텔을 나서 버스를 타기 위해 북역으로 갔다. 지난밤 내리는 비를 맞으며 묻고 물어 어렵게 도착한 숙소(St Cristopher's Inn Paris)는 파리 북역 출입구에서 불과 500m에 불과한 거리 였다. 그것도 출구를 나와 왼쪽으로 직선 경로에 있었다.
이날은 파리 시내 대부분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문을 닫았다. 북역 앞 정류소에서 계획 없이 중심가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이동하는 중에 버스 창 밖으로 시장이 보였다. 한 정거장을 지나쳐 버스에서 내려 시장에서 필요한 몇 가지 물건을 샀다. 소형 자물쇠와 슬리퍼. 여행 중 호스텔을 이용한다면 꼭 필요한 물품이다.
물건을 사며 상점 주인에게 근처 식사할 만한 곳을 물어봤다. 아랍계로 보이는 선량해 보이는 두 형제가 운영하는 가게였다. 카운터를 보는 주인이 동생이라고 소개한 청년이 친절하게도 '맛집' 앞까지 안내를 해주고 돌아갔다.
이렇게해서 파리에서 처음 찾은 식당이 아랍 식당이 됐다. 생고기 꼬치 바비큐 전문식당이었다. 진열된 꼬치를 종류별로 담아가면 주인은 오븐에서 고기를 구워 내왔다. 오븐에 구운 꼬치는 먹음직스러워 보였지만 부위에 따라 고기 향이 짙어 반 이상을 남겼다.
게다가 리조또(서양식 볶음밥?)까지 주문해 양이 많았다. 남긴 음식은 포장을 부탁해 저녁에 먹었다.
점심을 먹은 후 호스텔에 들러 남긴 점심을 내려놓고 버스로 도심으로 갔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한산한 세느 강변을 따라 걸었다. 노트르담 성당, 퐁네프다리, 루브르 박물관 일대를 산책했다. 지리를 모르니 걸으면서 주변을 지도와 비교해 눈에 익혀갔다.
쌀쌀한 날씨에 물결치며 역동적으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자니 파리에 온 것이 실감 났다.
하늘이 저녁놀로 물들고도 한참을 정처없이 걸었다. 대로변 헌책방과 예술품을 파는 노점을 지나 오르세 미술관 옆길을 따라 의회를 지나 더 먼 곳까지 갔다.
해가지고 갑자기 피로가 몰려와 일찍 숙소로 돌아갔다. 어제 머물던 한국 학생들은 대부분 떠나고 한 명이 남아있었다. 프랑스와 스페인 사이에 끼인 작은 나라인 ‘안도라’를 방문한다는 조니뎁을 닮은 남미 청년을 비롯한 학생들이 6인실 빈 침대를 채웠다.
좁은 샤워실은 여전히 불편했지만 깨끗하게 청소가 돼있었다. 좁은 샤워 공간은 불편했지만 적응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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