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늦은 오후 눈길 산행 : 화계사에서 킬바위 능선을 지나 아카데미하우스까지
Ecophilos
2017. 2. 16. 17:14
오후 늦게 뒷산에 올랐다.
계절은 겨울을 지나 봄으로 접어든다.
그늘진 계곡에는 여전히 등산로를 따라 빙판이 지고 길 옆으로 눈과 낙옆이 분분하다.
계곡을 따라 하얗게 얼어붙은 얼음장 아래로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가 맑다.
화계사 계곡을 따라 조금 걸어올라가자 나무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길 옆 작은 고목 위에서 작은 새 한마리가 줄기를 쪼아댄다.
눈이 맑은 새다.
눈길과 빙판길을 조심스레 걸어올라 칼바위능선에 다다르자 나무 두드리는 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까치만한 딱다구리로 머리 위가 붉다.
산정에서 한눈에 들러오는 서울 시내 전경은 미세먼지 탓인지 흐리다.
산 아래로 화계사와 기도원, 아카데미하우스가 자리해있다.
까마귀 때가 산정에서 쉬다가 가까이 가자 날아올라 산정을 배회한다.
대동문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는 사이 산정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을 한참을 서서 지켜봤다.
해는 지고 인적 끊긴 산정에서 서둘러 내려왔다.
어둠이 내리기 전에 산을 내려가기 위해 낙석위험으로 폐쇄한 길을 하산길로 택했다.
산 아래 눈길은 빙판길로 변했다.
서서히 짙어가는 어둠과 돌길 위 빙판을 어렵사리 지나 7시가 넘어 마을에 닿았다.
늦은 저녁, 눈쌓인 조용한 산을 거니는 일이 봄이 오기전에 한번은 더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