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지프 ‘올 뉴 랭글러’ 출시...평창 흥정계곡 트레일링
태풍 '솔릭' 북상중인 21일 오후, '랭글러 밸리'에서 개최된 지프 올 뉴 랭글러(ALL NEW WRANGLER)를 공식 출시 행사가 열린 강원도 평창 흥정 계곡에는 안개비가 내렸다.
출시 행사장이 위치한 강원도 평창 흥정계곡은 흥정산(1278m), 회령봉(1309m), 태기산(1280m) 등 높은 산들의 청정협곡 맑은 물이 만나는 큰 계곡이다. 여름 휴가지로 유명하다.
이날 행사에서 올 뉴 랭글러는 산 기슭 멀리 모습을 숨기고 있다가 흥정 계곡을 가로지르며 마련된 장소로 등장했다.
사실 지프 랭글러에게 자연에서의 언베일링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지프는 자동차를 디자인할 때 어떤 지형도 극복할 수 있는 능력부터 테스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프 브랜드가 다른 자동차 메이커와 차별화하는 요소다.
이날 출시 행사에서 FCA 코리아 파블로 로쏘 사장은 “올 뉴 랭글러를 출시하는 오늘은 한국 내 지프에게 역사적인 날”이라며 “완전히 새로워진 올 뉴 랭글러는 헤리티지에 충실한 아이코닉 디자인, 업그레이드된 독보적인 오프로드 능력, 개선된 온로드 주행 성능 그리고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으로 남성과 오프로더 뿐만 아니라 여성과 데일리차량 오너들에게도 어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승 행사에는 올 뉴 랭글러 스포츠, 루비콘, 사하라 총 16대가 준비됐다. 기자가 탄 차량은 사하라 트림이었다.
올 뉴 랭글러 사하라는 전통적인 7-슬롯 그릴, 키스톤 모양의 그릴 윗부분, 원형 헤드램프, 사각 테일램프의 고유 디자인 요소를 유지함과 동시에 새로운 인상을 강조하는 모던한 요소도 눈길을 사로 잡았다.
올 뉴 랭글러 사하라에는 루비콘 모델과 함께 LED 헤드램프와 안개등이 기본 적용됐다. 이날 오후 안개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에서도 산뜻한 흰색 빛으로 세련미를 더했다. 후면에는 전통적인 사각테일 램프에도 LED를 적용했다.
승차 후에는 올 뉴 랭글러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체감할 수 있었다. 지프 고유의 견고한 스타일링과 가죽 재질이 주는 안락함, 심플하면서도 직관적인 센터페시아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장인 정신을 엿보이는 정교한 마감과 SUV 기원이 된 차량이 갖는 묵직함을 강조하듯 고급스러운 소재를 차량 실내 곳곳에서 활용했다.
가시성을 높여주는 더 커진 윈도우, 넓은 차폭과 낮아진 벨트라인으로 실내 공간이 더욱 넉넉했다. 기존 모델 대비 한층 더 여유로워진 뒷좌석 레그룸, 60:40의 비율로 분할되는 2열 폴딩 시트를 적용, 수납 공간도 여유가 있다.
한편, 올 뉴 랭글러는 사용하기 쉬운 새로운 하드 탑을 적용, 손쉬운 조작으로 오픈-에어 4x4 SUV로 전활할 수 있게했다.
이날 마련된 오프로더 경험을 위한 시승 코스는 와인딩 온로드 코스, 오프로드 업 힐(Up Hill) 코스, 락 크롤링(Rock-Crawling), 다운 힐(Down Hill) 코스로 구성된 12km 왕복 구간이다.
시승은 평창군의 흥정계곡과 흥정산 일대에서 90여분간 진행했다.
흥정 계곡 오토 캠핑장에서 출발해 흥정산으로 이동하는 온로드 코스는 마을길과 국도를 주행하는 코스로 이전 모델 대비 개선된 편안하고 다이내믹한 올 뉴 랭글러의 온로드 주행 성능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올 뉴 랭글러 사하라는 출시 행사장으로 이동하며 잠시 운전대를 잡았던 직전 랭글러 모델보다 민첩하고 조용했다.
온로드 주행 중에는 새로운 2.0리터 터보차저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2.0L GME-T4 DOHC DI I4 Turbo Engine)의 조용함과 최고출력 272마력(5,250rpm)의 강력한 힘으로 2톤이 넘는 무게에도 민첨하게 반응하는 승차감을 맛볼 수 있었다. 장거리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편안하고 안전한 드라이빙을 경험하기에 충분했다.
오프로드 구간은 짧은 코스이지만 와인딩 구간들이 많았다.
흥정산의 비포장 도로와 산길을 올라가는 3km 오프로드 업 힐(Up Hill) 코스에서는 올 뉴 랭글러의 4x4 시스템이 빛을 발했다. 오프로드 곳곳의 수렁과 수박만한 바위들도 수월하게 넘었다. 특히, 35도 경사 구간을 한층 더 개선된 크롤비(77:1)로 거침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안내 차량의 지시에 따라 변속기를 중립(N)에 두고 4x4 시스템을 4Hauto에서 4L 저단기어(low range gear)로 변속, 업힐 구간을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다.
시승 코스의 하이라이트로 계곡을 통과하는 락 크롤링(Rock-Crawling) 구간에서는 오프로더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었다. 바위를 딧고 넘어서고, 그 사이를 통과하기도 하면서 2톤의 육중한 차량이 격하게 요동쳤다. 구간 곳곳에서 만나는 계곡의 성인 허벅지 높이의 물길도 거침없이 통과했다.
트레일 레이티드(Trail Rated®) 뱃지가 기본 적용된 올 뉴 랭글러는 최대 36도의 진입각, 20.8도의 램프각(break over), 31.4도의 이탈각, 기존 모델 대비 39mm 높아진 269mm의 최저 지상고, 성인 허리 높이에 달하는 76.2cm의 최고 수중 도하 깊이, 2,495kg(드로백 트레일러)까지 견인할 수 있는 동급 최강의 오프로드 성능을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4도어 가솔린 모델인 ‘올 뉴 랭글러 스포츠’, ‘올 뉴 랭글러 루비콘’, ‘올 뉴 랭글러 루비콘 하이’, ‘올 뉴 랭글러 사하라’ 네 가지 트림을 먼저 선보였다. 가격은 스포츠 모델이4,940만원, 루비콘 모델이 5,740만원, 루비콘 모델에 가죽 버켓 시트를 더한 루비콘 하이 모델이 5,840만원 그리고 사하라 모델이 6,140만원이다.
한편, 언베일링을 비롯해 이날 행사에서는 세대별 랭글러 헤리티지 전시 공간과 올 뉴 랭글러의 모든 트림을 만날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시승 코스인 흥정산 오프로드 코스를 간접 체험하는 미니 랭글러 RC Car 체험 공간, 랭글러의 감성을 담은 자신만의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어보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휴식 공간은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Helinox)와의 협업으로 조성됐다.
랭글러 헤리티지 전시 공간에서는 SUV의 기원인 1941년 윌리스 MA/MB를 비롯해 최초의 민간용 지프이자 세븐 슬롯 그릴을 최초 적용한 CJ, 처음 랭글러라는 이름으로 불리운 YJ도 전시됐다. 가장 강력한 성능의 랭글러 루비콘의 시작을 알린 TJ, 랭글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히는 JK까지 세대를 초월하며 오랜 시간 동안 사랑 받아온 기존 랭글러 모델이 눈길을 잡았다.
특설 무대에서는 올 뉴 랭글러의 스포츠, 루비콘, 사하라 모델들이 헤리티지 모델들과 조화를 이뤘다.